question_answer
  • Benjamin Ryu: 베티스 팬이 그 배신자 왜 돌아오려고 하냐고 욕 엄청하던데

  • Benjamin Ryu: 세바요스는 베티스 복귀설도 있던데

  • Benjamin Ryu: 라그님 지잘알이시네요

  • 라그: 스페인도 프랑스 사람도 아닌 놈이 어딜 마드리드에

  • 라그: 반더베이크가 프랑스 인이 아니라서 안 부르는 것

  • 온태: 어차피 지단이 안불러

  • 떼오: 반더베이크: 태양 아래에서 축구하는 건 나이스한 일이지 하지만 아직은 아니야. 내 느낌은 클럽에서 긍정적이어야해. 그리고 그들의 시스템에 적합한지도 봐야하고, 물론 나는 내가 얼마나 뛸 수 있는지도 알고싶어.

  • 떼오: 반더베이크: 나 레알에 아직 어떠한 yes 사인도 보내지 않음. 스페인어 배우고 있지도 않아. 난 여전히 모두에게 열려있음.

  • 피피타: 그건 말씀 드리기 싫습니다

  • 떼오: 레알이 뭘 해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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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망했을까 ─ 레알매니아
축구게시판

왜 망했을까

온태 자기계발중
2020.03.23 23:46 · 2881 views

최근 5경기 1승 1무 3패 6득점 7실점.

이 팀의 현주소입니다. 그리 풍족하지 않았던 득점은 더욱 빈곤해졌으며, 그나마 내세울 만 하던 실점 지표도 최근 들어 폭등했습니다. 이는 몇몇 선수들의 부진 때문이라고만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입니다. 전체적인 팀 컨디션이 박살났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고, 이는 경기력과 스탯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전반기 에이바르나 소시에다드 전, 후반기 마드리드 더비에서 그러했듯 에너지 레벨이 높은 팀을 만나도 맘만 먹으면 과감하게 기동전을 걸어 속도로 상대를 무너뜨리던 팀이 최근 5경기에선 느려터진 바르셀로나를 제외하면 좀처럼 상대를 속도로 찍어누르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스탯도 확인하면, 전방 압박의 강도와 질을 평가할 수 있는 PPDA(Passes allowed per Defensive Action, 상대 지역에서의 아군의 수비 시도 대비 상대의 패스 횟수)와 위험 지역을 얼마나 잘 봉쇄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ODC(Opponent Deep Completion, 아군 골대 20야드 안쪽에서의 크로스를 제외한 상대팀 패스 횟수)에서 최근 5경기 이전인 리가 23라운드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레알은 PPDA 8.66으로 7위, ODC 75회로 1위와 6개 차이나는 2위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해석하면 전방 압박이 아주 효율적이진 않았지만 위험 지역으로의 접근은 잘 차단하고 있었다, 즉 미드필더들의 저지 능력이 굉장히 뛰어났었단 의미입니다. 그러나 5경기 중 챔스를 제외한 리가 4경기를 거치며 PPDA는 8.75로 9위로 하락, ODC는 101개로 여전히 2위이긴 하지만 1위와의 격차가 18개로 벌어졌습니다. 이 4경기 평균 PPDA는 9.25, ODC는 6.5회입니다. 23라운드까지의 ODC 평균이 약 3.3회였으니 얼마나 심각하게 무너졌는가를 확연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최근의 하락세는 명백하게 팀 컨디션과 리듬의 추락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책임은, 요새 레매에서 신나게 욕먹는 몇몇 선수들이 아니라 스쿼드 관리의 총 책임자인 지단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락세가 한번에 와르르 온 게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쿼드 구성에서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문제였고, 이걸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중간중간 문제점들이 슬쩍 고개를 내미는데도 이를 바로잡지 않은 건 지단입니다. 현지에서 경질설이 스멀스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을 겁니다.

본격적으로 왜 이렇게 됐는가를 알아보기 앞서 올시즌 지단이 세운 메인 플랜과 그 코어들을 먼저 확인해 보겠습니다.

Real Madrid - Football tactics and formations

위 스쿼드 그림에서 이름이 표시된 선수들은 지단의 올시즌 플랜에서 공을 굴리고 경기를 주도할 수 있게 해주는 코어 선수들입니다. 라모스와 벤제마가 각각 전후방의 기점이 되어 틀을 만들고,모드리치 대신 카르바할이 새로운 우측면의 리더로서 낙점받았으며, 이로 인해 크로스는 입단 이후 처음으로 팀의 메인 조타수가 되어 온전히 본인의 템포로 팀을 이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호날두의 이탈 이후 공석이었던 주공의 에이스 롤에는 속도,기술,리딩 마인드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아자르를 영입해 크로스, 벤제마와 조화를 이루게 했습니다.

불행히도, 올시즌 이 코어라인이 온전히 제 기능을 했던 시기는 굉장히 짧습니다. 아자르의 적응기가 생각보다 길었고, 페이스를 끌어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온전했던 기간을 추려보면, 10월 A매치 이후 챔스 갈라타사라이 원정부터 아자르가 부상을 당한 파리와의 챔스 홈경기 정도까지인데, 이 기간동안 팀의 성적은 7경기 5승 2무 21득점 3실점입니다. 다소 어이없이 거둔 무승부들 때문에 아주 좋은 결과라고 보긴 힘들지만 득실에서 드러나듯 경기력은 굉장히 시원시원하고 일방적이었습니다. 크로스-아자르-벤제마로 이어지는 주공 라인이 상대를 확실하게 찍어누를 만큼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이 아름다운 7경기 동안, 에이스인 아자르의 득점이 없는 건 아쉽습니다만 팀의 주포인 벤제마는 8골 4어시를 챙기며 본인의 시즌 총 스탯의 40% 이상을 이 시기에 기록했고, 미들 중 최다 득점자인 크로스도 5골 중 2골을 이때  넣었습니다. 이 2골을 포함해 크로스가 아자르와 함께 뛰며 넣은 3골은 모두 패턴이 비슷하다는 점은 특기할 만 합니다. 상대의 우측면을 허물어내어 수비의 시선을 몰아넣은 틈을 타 박스로 침투한 크로스가 좌측에서 넘어오는 볼을 간결하게 마무리하는 과정이 3골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어시스트도 각각 아자르-벤제마-마르셀루로 왼쪽 라인을 이끄는 선수들입니다. 더불어 이렇게 주공이 제대로 자리잡히자 반대편의 호드리구도 쏠쏠하게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왼쪽이 시선을 확실하게 끌어주니 반대편에서 아주 널널하게 박스를 드나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튼 작금의 팬들의 비판과 달리, 코어가 제대로 작동할 때 이 팀의 선수진은 앞쪽에서의 영향력과 위력 모두 확실했고 골도 잘 터트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리전에서 아자르가 이탈한 후, 지단은 이스코와 비니시우스를 대체 후보에 올려놓았습니다. 아자르에게 기대했던 3박자 중 비니시우스는 속도를, 이스코는 기술과 리딩 마인드를 대체할 수 있었고 지단은 이 둘중 이스코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비니시우스의 부족한 리딩 감각과 기술 수준은 안정적인 볼 수급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필연적으로 잦은 전환 상황으로 이어져 팀원들의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유발합니다. 후방에서부터 안정적으로 볼을 끌어올리는 시스템을 짠 지단의 의도와는 상반되는 배치인 셈입니다. 다만 속도가 부족한 이스코를 기용했기 때문에 위력적이었던 좌측면 공략은 사실상 사장되었고, 공미 성향이 강한 이스코가 박스 공략보단 미들을 지원하는 움직임을 자주 가져가면서 어태킹 써드에서의 부담은 온전히 벤제마에게 향했습니다. 이때부터 급속도로 벤제마가 갈려나가기 시작합니다.

벤제마가 퍼져가자 그 부담은 미들진에게 번져갔습니다. 전방에서 속도를 제대로 못 내니 미들 써드에서의 점유 시간이 늘어나고 공격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늘어나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5미들이었습니다. 아예 그 벤제마조차 없어지니 시도한 궁여지책이지만, 부족한 어태킹 써드의 영향력을 미드필더를 통해 커버하겠다는 기본 골자에서 출발한 시스템임은 틀림없습니다. 다만, 없는 미들을 죄다 끌어다 써야 하고 리가 마드리드 더비에서 드러났듯 한계도 명확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주 꺼낼 순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 수를 낸 게 카세미루 시프트의 재활용입니다. 시스템의 변화와 발베르데의 등장으로 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지만, 발베르데도 결국 박스 침투가 가능한 자원은 아니었기 때문에 공격 가담 숫자를 늘리기 위해 카세미루가 올라가야만 했습니다. 이는 세비야 전에서 한차례 대박을 냈고 여타 경기들에서도 그럭저럭 나쁘잖은 장면을 몇차례 연출하긴 했지만, 대처법이 이미 나와있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효과를 볼 순 없었고 카세미루의 종적 활동영역이 늘어난다는 점을 캐치한 상대가 그걸 공략하러 들어오는 등 역효과를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1월의 빡빡한 일정에서 미들을 고루 갈아대자 2월에 들어서면서 미들도 확연히 퍼져나갑니다.

사실, 올시즌 미들 운용에 대한 불안감은 시즌 시작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습니다. 여름 이적시장부터 돌아보면, 팬과 언론 이전에 보드진부터가 미들 보강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여러 타겟과 접촉했습니다. 그리고 아센시오의 부상으로 우측 윙에 믿을 놈 하나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발빠르게 움직여 판더베이크와의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대깨포만을 외쳐대던 최종 결정권자인 지단이 이를 무산시킵니다. 현실적으로 지난 여름 포그바 영입은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판더베이크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여겨지던 선수였고, 지단이 결국 발베르데를 중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적으로 왜 거른건지 이해가 잘 가진 않습니다만, 여하튼 맘에 안 들었을 수 있고 하메스 활용이란 대안도 제시했으니 거기까진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써먹겠다고 남긴 하메스의 입지가 예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시즌 극초반 이전과 달라진 활용법을 제시하며 서너 경기쯤 써보더니 그 이후론 거들떠도 안보고 있습니다. 올시즌 하메스는 고작 650분을 소화했고 아레올라보다도 출장 시간이 적습니다. 가뜩이나 얇은 미들 뎁스를 스스로 더 줄이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하메스 개인에게 아쉬운 게 없었던 건 아닙니다. 기량 상의 문제도 있었고 잦은 부상으로 경쟁에서 스스로 이탈한 감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이 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서서히 드러난 것도 아니고 지단 본인 역시 하메스에 대한 스탠스를 시즌 초반에 이미 확고히 정해 놓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건 그냥 방치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싫었다면 겨울에 기회 왔을때 대체라도 했어야 했습니다. 당장 저조차 개무시했던 에릭센이지만 전반기 400분 뛴 선수보다 도움이 안되진 않았을 테고, 굳이 굳이 대깨포에 해가 될 요소를 더하고 싶지 않았다면 단기 임대라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딴엔 아자르만 돌아오면 미들 부담을 확연히 덜 수 있으니 그때까지만 버텨보잔 계산을 했겠지만, 3자리를 4명으로 커버하겠단 기본 발상 자체가 대단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란 걸 인지했어야 합니다.

정 스쿼드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았다면 차고 넘치는 전방 자원들을 통해 미들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도 고려해볼 만 했습니다. 이 팀의 최전방+2선 자원의 수는 이스코를 포함해 10명이고, 시즌 시작부터 아예 눈밖에 내놨던 더블 디아스를 빼도 8명입니다. 스타팅은 미들과 같은 3자리인데 이쪽이 월등히 많습니다. 그리고 이 팀은 프리시즌 내내 2미들 시스템을 굴렸었습니다. 전방 자원의 투입을 늘려 미들 자원의 휴식을 챙겨준다는 발상이 충분히 가능하단 의미입니다. 많이 쓸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최소 5미들을 활용했던 빈도만큼, 혹은 경기 종반 미들 대신 2선 자원을 투입하면서 수비 형태를 4-4-2로 변경하는 식의 운용 정도만 되었더라도 미들진 체력 관리에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전혀 시도되지 않았고, 전방의 부하가 후방으로 점차 퍼져가는 와중에 외려 잘 갖춰져 있던 수비 자원 중 한명을 내보내는 다소 의아한 선택마저 내립니다. 오드리가 암만 못했다 한들 변화를 주기 싫어 보강을 안한다던 스탠스를 취하던 사람이 방출에는 왜 그리 너그러웠던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 선택의 대가는 최근의 베티스와의 경기에서 아주 톡톡히 치렀습니다.

기왕 오드리 얘기를 꺼냈으니 오른쪽 얘기를 더 하자면, 저는 코로나 사태로 시즌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팬들의 다음 욕받이 타겟은 카르바할이 되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미 최근의 시티전과 베티스 전에서 조짐을 다 드러냈습니다. 벤제마에 이어 미들까지 힘이 빠진 후 지단은 비니시우스와 이스코를 동시에 기용하고 있습니다. 비니시우스를 왼쪽, 이스코를 중앙에 배치하고 오른쪽은 사실상 버립니다. 이스코를 비니시우스와 가까운 곳에 두며 비니시우스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동시에 필드의 활용 영역을 왼쪽으로 한정시켜 커버 범위를 줄이기 위함인데 전반적으로 기동력이 내려와있으니 이게 썩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시스템 구조가 비대칭이니 기본적으로 우측면에 서는 선수들의 부하가 큰데 의도했던 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으니 상대가 공을 뺏어 자신들의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시키기만 해도 아군의 오른쪽은 수적 여유가 없이 상대를 맞이해야만 합니다. 이게 극단적으로 드러났던 경기가 시티전입니다. 한편 베티스와의 경기에서는 카르바할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가 두드러졌는데, 상대의 우측 몰빵 비대칭 대형으로 인해 왼쪽 윙백과 메짤라만으로 팀의 우측을 두들기는데도 쩔쩔맬 정도로 영향력이 형편없었습니다. 즉, 카르바할의 과부하를 유발하거나 아예 카르바할을 경기장에서 이탈시킬 수 있다면 팀의 우측면에 큰 구멍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두경기를 통해 증명된 것입니다. 카세미루 시프트를 다시 활용하는 걸 보여주자마자 줄줄이 카세미루를 공략하러 달려들던 상대들을 생각해보면 이것도 놓칠 리가 없었을 겁니다. 당장 이 팀과 만나기 전까지 좌 호아킨 우 페키르 배치를 고수하던 베티스가 중앙에 페키르를 두고 호아킨을 우측으로 돌린다는 변칙을 꺼내든 것도 소집 명단에 카르바할이 없다는 정보 하에 내린 판단이니 말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유례없는 대회 중단에 선수들이 영향을 받을까 걱정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휴식을 통해 박살난 팀 컨디션을 회복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 휴식기가 이 팀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창 좋았던 시기만을 놓고 보면 리가에서 휴식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팀은 팬심 거르고 봐도 이 팀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도 코로나같은 변수가 있으리란 보장은 없고,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적절한 보강은 필수입니다. 이미 레매에서도 보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제가 일련의 이야기들을 보며 아쉬웠던 것은, 보강에 대한 주된 논지가 선수들의 기량 부족에 맞춰져 있단 점이었습니다. 선수가 못해서 망했다, 더 극단적으론 이따위 선수단 쥐어줘놓고 뭘 바라는게 웃긴 일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현재 선수단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올시즌 주전 선수들 대부분은 제법 잘해 왔으며, 그 기간도 그렇지 못한 기간보다 대체로 긴 편입니다. 조금 시각을 틀어 보면 불안한 플랜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중간에 에이스의 이탈과 관련 잡음으로 그 플랜마저 깨졌으나 몇몇 선수들의 분전으로 여기까지나마 올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고, 실상 저는 이 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잘해오던 선수들의 폼이 박살난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음에도 원래 그정도 선수였단 폄하 논리 하나로 다른 여러 이유, 이를테면 관리자의 매니징 실패 등의 것들이 모두 묻혀버리는 걸 보며 참 안타까웠습니다. 솔직히 이따위 스쿼드 운운하는 주장을 보면서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 누가 가장 많이 관여했고 최종 결정권을 누가 쥐고 있었는지 잊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스쿼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도 않지만, 설령 그게 맞다고 한들 스쿼드 구성 권한은 그 구성원들에게 있는 게 아닙니다. 이것에 대한 구분 없이 성적 부진을 스쿼드 탓으로 단정짓는 건 감정적인 범인 찾기 이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이런 얘기가 스쿼드 구성과 관리의 총책임자를 변호하기 위해 나오는 건 더더욱 어불성설입니다.

하여, 보강에 대한 논의는 팀과 플랜에 최대한 어울리는가를 중점적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망했다며 무작정 빅 사이닝을 부르짖는 것보단 현재 팀이 그리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그 목표를 향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거기에 부합할 만한 자원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게 훨씬 건설적인 논의가 될 겁니다. 그 과정에서 팀이 설정한 방향성과 팬들의 목마름을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좋은 빅 사이닝 딜이 이뤄진다면 팬들의 만족감은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이는 비단 팬들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맞닿아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올시즌은 플랜을 잘 세워 놓고도 실현 단계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균형이 한쪽으로 확 기울며 위기를 자초한 감이 있는데,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걸 거울삼아 그 밸런스를 잘 조정해 더 나은 시즌 운영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올시즌의 결과부터 확실하게 챙겨 흔들리는 입지를 다시 다져놓아야 합니다. 부디 시즌 마무리 잘 하길 바랍니다. 불만을 주절주절 많이도 늘어놓긴 했지만 저도 오래 보고픈 마음은 다른 분들과 매한가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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