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Season ReviewWritten by M.Salgado

레알 마드리드는 라몬 칼데론의 욕심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졌다. 호날두, 카카에 대한 욕심은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에 등을 돌리게 하였고, 호비뉴는 이윽고 팀을 떠나기에 이른다. 베른트 슈스터 감독 역시 보드진의 움직임이 맘에 안 들긴 마찬가지였고, 팀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라이벌 바르셀로나가 어린 감독 펩의 부임과 함께 완벽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초심을 잃은 보드진, 신임을 잃은 감독,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스코어러 판 니스텔로이와 공격형 미드필더 웨슬리 스네이더, 살림꾼 마하마두 디아라, 루벤 데 라 레드의 부상은 레알 마드리드가 확실한 득점력도, 확실한 수비능력도 갖추지 못한 팀으로 만들어버렸다. 공격면에선 라울이 경기장 전체를 뛰어다니는 포워드로서 분투했다. 또한, 이과인은 판 니스텔로이의 부상으로 인해 주전 자리를 얻게 되면서 확실한 성장을 보였으나, 큰 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레알 마드리드에는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는 어울리지 않는 비판을 듣게 된다. 마하마두 디아라의 부상은 중앙에서 많이 뛰며 공을 따내 줄 몸싸움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로 이어졌다. 특히, 루벤 데 라 레드는 유로 2008의 우승멤버로서 많은 기대를 얻으며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왔으나, 심장문제로 반년도 뛰지 못했다. 스네이더의 경우 같은 국가의 판 더 바르트로 대체되었으나 스네이더는 부상 복귀 이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만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실패하였다. 무엇보다 판 더 바르트와의 호흡이 꽝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인 호비뉴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는 것을 멀뚱멀뚱 서서 지켜볼 수밖에 없던 슈스터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팀을 꾸려보려 노력했으나, 선수들의 줄부상과 호흡 문제는 팀의 전체적인 부진으로 이어졌다. 칸나바로와 에인세는 나이가 들어 과거와 같은 수비력을 보이지 못했으며, 가고와 스네이더, 판 더 바르트로 이뤄진 미드필더 진영은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보드진은 슈스터 감독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상실, 지난 시즌 우승팀 감독인 슈스터 감독의 능력에 기대하기보단 그를 해임하는데 급급했다.

보드진이 슈스터 감독을 해임한 것까진 레알 마드리드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초리 때문일 것이다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토트넘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본 후안데 라모스 감독을 영입했으며, 소속 팀으로 UEFA컵에 출전했던 라싸나 디아라와 클라스 얀 훈텔라르를 둘을 동시에 영입했다. UEFA규정상 UEFA컵에서 뛴 선수는 챔피언스리그에 두 명 모두 등록이 불가능하기에 이는 당시 칼데론을 중심으로 한 보드진이 얼마나 무능했는지 알 수 있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라몬 칼데론 회장의 레알 마드리드는 08/09시즌 도중에 끝장이 나게 된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에서 칼데론 회장이 레알 마드리드의 금고를 몰래 썼다는 것과 쏘시오 투표를 조작한 것을 만천하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굴욕적인 리버풀, 바르셀로나 상대로의 대패와 무능력한 회장으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는 축구팬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레알 팬들은 그저 이과인의 성장만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이 전부였고, 레알 마드리드가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과거에 성공을 경험해봤던 사람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