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8Season ReviewWritten by M. Salgado

라몬 칼데론 회장이 우승 청부사 카펠로 감독의 후임으로 베른트 슈스터 감독을 영입했을 때, 많은 이들은 슈스터 감독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었다. 감독으로서 뚜렷한 경력이 없었으며, 중위권 팀 헤타페를 이끌었기에 빅클럽에서의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슈스터 감독은 승리와 화려함, 두 가지 모두를 바라는 레알 마드리드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레알 마드리드는 라리가에서 84득점 36실점이란 기록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리가 최다 득점인 동시에 최다 실점. 레알 마드리드를 '먹힌 만큼 넣는다.'라는 인식으로 바라보고 있던 축구팬들에게 슈스터 감독이 내놓은 결과물은 굉장했다. 베른트 슈스터 감독, 그의 라리가 우승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레알 마드리드의 놀라운 36실점에서 알 수 있듯이,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 조직력은 지난 몇 년간 제일 뛰어났다. 베테랑인 엘게라와 카를로스가 떠난 자리를 대신한 페페와 에인세는 칸나바로, 세르히오 라모스와 함께 철의 4백을 구성, 이케르 카시야스에게 첫 사모라 트로피를 수상하게 도와주었다.

둘째로, 3R, 라울과 판 니스텔로이, 그리고 호비뉴의 트리오가 최고의 득점감각을 보인 것에 있다. 3R은 라리가에서 45골을 기록하였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 라울은 18득점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 역사에 남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야심 차게 영입된 로번은 잦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이 적었던 반면, 로번의 공백으로 백업 선수로서 기회를 얻게 된 이과인은 급성장, 미래의 스타로서의 조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호세 마리아 구티의 재발견을 들 수 있다. 구티는 어린 시절 베른트 슈스터를 존경하며 베른트 슈스터가 소속되어있던 레알 마드리드의 유스 선수로 뛴 선수다. 베른트 슈스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간 수많은 감독 중 가장 구티를 잘 이해한 감독이라 할 수 있다. 지단, 피구의 존재로 구티는 전성기를 달려야 할 20대 중후반을 슈퍼 서브로 활약했다. 구티는 지단만큼의 놀라움, 피구만큼의 돌파를 갖진 못했으나, 과감한 결단력과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 특유의 패스 센스로 많은 팬에게 인정받는 선수다. 슈스터 감독은 구티의 특징을 살려 디아라와 스네이더의 사이에 위치, 팀의 플레이메이커를 맡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 구티는 놀라운 패스를 공격수들에게 공급했고, 미드필더인 자신의 유일한 풀타임 시즌이었던 07/08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다.

물론, 슈스터 감독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염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게 할 순 없었다. 하지만, 라울의 화려한 부활, 구티의 재발견, 탄탄한 수비, 가고, 마르셀루, 이과인이라는 유망주 3인방의 급성장은 레알 팬들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갖기에 충분했던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