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5Season ReviewWritten by MacCa

04-05 시즌은 감독의 확고한 지휘봉이 배제된 채 기존 선수들의 팀스피릿이 와해되었으며, 게다가 영입해 온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해 볼 품 없는 시즌으로 끝나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팀스피릿의 붕괴였다. 외부에서 라커룸의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파벌이 있다는 루머가 나돌았고,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기사 역시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그리고 이는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의 사임까지 이어졌다. 이 시즌은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문제가 가장 큰 시즌이었다.

영입한 센터백들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03-04 시즌을 통해 ’파보네스'들의 한계를 통감한 페레스 사단은 당시 로마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최정상급 센터백 왈테르 사무엘을 영입하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파트리크 비에라를 거의 영입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비에라가 이적을 고사해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조나단 우드게이트를 영입하고 이반 엘게라를 미드필드로 올리는 구상을 내렸다.

하지만 사무엘은 자신의 커리어 사상 최악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막대한 이적료를 허공에 날렸음이 증명되었다. 단지 아르헨티나에서 온 파본이었다. 또한 우드게이트는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하며 역대 최악의 영입으로 귀결되었다. 02-03 시즌에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가브리엘 밀리토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우드게이트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해 페레스 사단은 격노한 팬들의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기존의 선수들도 04-05 시즌부터 뚜렸한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단과 베컴을 제외한 호나우두, 라울, 피구 등은 이 시즌을 기점으로 큰 내리막 길에 접어들고 말았다. 오히려 ’마케팅적'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영입한 오웬이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며 영입된 선수들 중 가장 나은 활약을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기에 팀스피릿부터 감독, 선수들까지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의 여러 가지 문제에 빠졌고, 결국 페레스 사단은 이탈리아 축구계의 입지전적의 인물인 아리고 사키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하고 브라질 출신의 반데를레이 룩셈부르구 감독을 영입하여 후반기 반전을 노렸다. 또한 우드게이트의 부상으로 엘게라가 다시 센터백에 내려가게 되었는데, 겨울 이적 시장에서 에버튼의 토마스 그라베센을 영입하여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였다.

후반기는 전반기보다 조금 나았다. 물론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유벤투스에게 접전 끝에 패한 것이 아쉬웠지만, 리가 7연승을 기록하는 등 분명 전반기보다는 나은 모습이었다. 특히 그라베센의 투지넘치는 플레이가 팀에 조금이나마 밸런스를 가져왔다. 하지만 여러 모로 레알 마드리드 답지 않은 시즌이었으며, 그나마 홈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거둔 4-2의 승리가 팬들에게는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