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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솔라리의 사이드 활용과 마르셀루 온태
2019.02.12 03:08:43
경기를 꾸준히 챙겨보진 못하고 최근 몇경기만 보고 뇌내망상과 비약으로 쓰는 글입니다. 적당히 걸러서 보시고 사실과 다른 점은 가감없이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솔라리호의 사이드 운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좌우 윙들의 폭입니다. 카스티야 시절부터 클래식 윙어를 선호하던 감독이라 그런지 1군 감독을 맡고 나서도 베일을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 배치해왔고, 최근엔 그 자리에 오른발잡이인 비니시우스를 중용하고 있지만 역시 상당히 와이드하게 배치하고 있죠.

솔라리호의 공격 방식에서 눈에 띄는 점은 측면 공격이 대부분 왼쪽에 몰빵된다는 점입니다. 중앙에서의 볼 순환을 중요하게 여기던 이전의 감독들과 달리 솔라리는 측면을 다이렉트하게 찔러가는 공격 전개를 선호합니다. 때문에 볼을 돌려가며 측면의 빈틈을 찾던 과거와 달리 주공 방향인 왼쪽으로 볼을 던져놓고 보는 빈도가 잦습니다. 볼이 왼쪽으로 넘어가면 벤제마가 왼쪽으로 내려오며 부분전술을 시도하고 볼 전개의 부담을 덜어낸 모드리치는 중앙 위쪽으로 과감하게 진출할 수 있습니다. 공격 방향이 왼쪽에 집중되니 오른쪽에는 어느정도의 단독전술 수행이 가능하고 전환에 대한 대처가 스쿼드 내에서 가장 기민한 바스케스가 중용될 수밖에 없겠죠.

이러한 공격 방식의 장점은 빠른 템포의 전개-상대와의 1:1대결에서 이겨줄 선수를 통해 비교적 적은 공격 숫자로도 공격이 가능해진다는 점입니다. 또한 공격 숫자가 그리 많지 않기에 포지션 체인지도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때문에 선수들은 본인의 포지션을 크게 이탈하지 않은 채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수비 대형으로 복귀하기가 아주 쉬워졌단 얘기죠. 극단적인 밸런스지상주의자이던 지단도 이런 입장에서 안첼로티 류의 자유로운 포지션 체인지는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솔라리는 지단보다도 이런 부분에서는 더욱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단이 자주 활용하던 빌드업 시 카세미루 시프트의 빈도도 확연히 줄었고, 이는 카세미루보다 공 처리 속도가 빠른 요렌테의 떡상을 이끌어냈죠. AT전에서 카세미루가 철벽같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을 겁니다. 본인이 있어야 할 위치에서 벗어날 일이 잘 없었으니까요. 공격 쪽에선 벤제마가 이러한 전술 변화의 대표적인 수혜자입니다. 윙들이 다 사이드로 붙어서 시작하니 어태킹 서드가 온전히 자기 것이거든요. 예전보다 속도와 순발력이 내려온 상태에선 미들 라인에 너무 깊숙히 기여하는 것보다 소수&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가 골마우스로 빠르게 접근하기에 더 좋기도 하고요.

반면 이러한 전술 변화의 대표적인 피해자가 바로 마르셀루입니다. 마르셀루가 유니크했던건 풀백 주제에 높은 위치에서 사이드 플레이를 주도할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인데, 윙들이 넓게 벌려 서있으니 마르셀루가 올라갈 공간이 없습니다. 더불어 윙쪽으로 공을 다이렉트로 전달하는 빈도가 많다 보니 풀백의 공격적 기여는 철저히 윙이 공을 잡고 난 이후 윙의 움직임에 맞춰 지원하는 수준으로 제한되어버립니다. 대신 전환에 대한 대처능력이 제1덕목으로 자리잡았는데 이런 항목들에선 마르셀루는 결코 유니크한 존재가 아니죠.

이런 경향은 왼쪽 윙에 비니시우스가 나올 때 더욱 심화됩니다. 지공 시 비니시우스의 위치가 거의 사이드라인을 밟고 있는 수준으로 넓게 벌려있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솔라리의 기본 지시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비니시우스의 역량 미달이 원인일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볼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유연하게 다음 플레이로 전환할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사이드라인에 붙어서 한두번 볼을 만지면서 돌파 기회를 모색하게 되죠. 거기까지는 수비수가 쫓아나오기 힘드니까요.

이를 극복하고 마르셀루를 활용하려면 비니시우스에게 좀더 다양한 위치에서 볼을 받을 수 있게 만들거나 요새 유행하는 언더랩을 활용하는 방법 정도가 떠오르는데 어느 쪽이든 그리 쉬워보이진 않죠. 비니시우스가 아무리 괴물같은 성장세를 보인다지만 몇주 몇달만에 그정도 경지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어렸을 때 영상을 보더라도 어마어마한 테크니션의 면모는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던 선수이기도 하고요. 언더랩의 경우는 중앙 쪽 선수들의 위치와 움직임도 같이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한층 높은 수준의 호흡과 짜임새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보여준 솔라리의 전술적 역량으로 그게 가능할 지는 좀 회의적입니다.

고로 현재 마르셀루의 입지 문제는 폼도 폼이지만 전술적인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얘기인즉슨 마르셀루가 핏을 끌어올리고 폼을 되찾더라도 예전처럼 닥주전을 보장받기 어려울 수도 있단 얘기죠. 물론 정상적인 상태의 마르셀루라면 그 기량도 기량일뿐더러 어마어마하게 쌓인 경험이 있기에 토너먼트 상위 단계로 갈수록 빛을 발할 선수고, 감독 입장에선 아무리 전술상 충돌이 있더라도 마냥 무시하긴 어려울 겁니다. 앞으로의 일정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가가 솔라리가 언럭키 지단인지 럭키 로페테기인지 확인할 중요한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물론 마르셀루가 정상 폼을 회복하는 게 먼저일테지만요.

덧붙여, 여기서부턴 ㄹㅇ 망상의 영역인데, 마르셀루가 앞으로의 솔라리호 플랜에서 배제된다면 그다음 타겟(?)은 크로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로스가 상대의 강한 압박에서 볼 소유권을 지켜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볼 보관소가 마르셀루였고, 지단의 크카모 활용법 중 크로스의 역량을 뽑아먹기 위한 안배가 마르셀루가 올라간 공간을 크로스가 내려와 메꾸고 카세미루가 중원의 빈 공간을 찾아 전진하는 카세미루 시프트였기 때문입니다. 엘클과 마드리드 더비에서 크로스보다 다른 미드필더들이 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이유가 있죠. 아직까진 비니시우스가 꾸준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티가 덜 나는데, 왼쪽 공격의 위력이 약화될 때, 그래서 팀의 왼쪽 라인이 전반적으로 강한 압박을 받게 될 때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레길론은 크로스의 볼을 받아주기엔 너무 낮은 위치에 머무르는 경우가 잦고, 비니시우스는 앞서도 언급했듯 언제나 안정적으로 볼을 수급해줄 만한 역량은 아직 안되니까요.




아님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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