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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왼쪽 측면에 대한 생각 Benjamin Ryu
2019.04.23 20:45:56

우리 팀에서 변화가 가장 시급한 부분은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변화가 시급함과 동시에 위험성이 큰 곳은 중원보다 왼쪽 측면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에 못잖게 중원 조합도 중요하죠) 이거에 대해 코멘터리 창에서 다른 분들과도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회사에 글을 기고하기 전 레매에 개인적인 생각들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왼쪽 측면이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를 포함한, 전체적인 개념입니다. 우리 팀이 왼쪽 측면 자원은 상당히 많고, 또 이번에 올지도 모르는 에당 아자르도 왼쪽 측면에서 장점이 극대화되는 성향이 있더군요. 그만큼 왼쪽 측면은 우리 팀의 핵심 루트입니다.

 

그런데 이 왼쪽 측면만큼 상당히 복잡한 자리는 없다고 봅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 문제를 떠나서 그동안 레알 마드리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풀백들과 윙 포워드들의 시너지 효과가 절대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왼쪽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나느냐에 따라 팀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왼쪽 측면 자리는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고민해도, 또 다른 분들과 얘기를 나눠도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상당히 복잡한 자리라고 봅니다. 이는 팀이 가지고 있는 자원 문제도 있지만, 선수 개개인의 성향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일단 마르셀로인 경우 공격 상황에서 본인이 왼쪽 측면, 그것도 바로 위에서까지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고 본인의 기술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선수인지라 그만큼 공을 많이 만져야만 합니다. 그런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나 호드리구 고에즈나 에당 아자르 같은 선수들 모두 이런 성향이 강합니다. 브라힘 디아스도 테크니션 유형인지라 그만큼 공을 쥐어야 하죠.

 

CR7이 있을 때는 CR7 본인이 극강의 오프 더 볼 능력을 바탕으로 문전 안으로 침투하는 선수였던 지라 이런 마르셀로와의 호흡이 아주 잘 맞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나 아자르 같은 경우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문전 안으로 침투하기보다 본인들이 직접 공을 끌고 공략하기를 좋아하는 선수들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공 소유가 적고 빠르게 돌파하는 레길론이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 중용 받은 점도 있다고 보기는 합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 레길론과 아자르의 조합 역시 잘 맞을지는 의문입니다. 일단 레길론의 경기를 쭉보면서 느낀 것인데, 레길론은 하프라인 이전부터 본인이 공을 몰고 가는 기질이 있습니다. 볼 터치는 적은데, 동료들에게 연결하는 패스나 크로스는 솔직히 부족하다고 봅니다. 특히, 판단력이 상당히 아쉽다고 보는데, 본인이 빠르게 상대 진영을 돌파하더라도 동료들을 활용한 플레이가 부족합니다.

 

공교롭게도 아자르인 경우 드리블을 치고 올라오는 지점이 레길론과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빠른 주력과 드리블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치고 올라오는 성향이 강한데 레길론과 호흡이 맞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비니시우스와 레길론의 호흡이 좋았다고 보시는 분들도 많은데, 사실 저는 그리 좋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는 주관적인 부분일 뿐이지만, 레길론이 비니시우스를 제대로 활용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던 점이 많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단이 복귀한 현 시점에서 지단이 마르셀로를 중용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하고요.

 

그만큼 왼쪽 측면, 그중에서도 풀백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번 시즌 레알 소시에다드 경기를 많이 보지 않은 지라 테오 에르난데스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알라베스 시절 테오라면 그 공격적인 강점들이 다른 선수들과 잘 맞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다만, 냉정하게 말해서 테오가 다음 시즌에도 이 팀에서 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 때문에 마르셀로를 제외하자니 이건 또 이것대로 문제라고 봅니다. 이는 바로 토니 크로스 때문이라고 보는데, 크로스가 분명 패스랑 시야, 볼 배급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지만, 본인의 주력에 약점이 있고, 최근 축구가 아무래도 동료들을 활용하는 부분에서 전술적 발전이 거듭됐고 여기에 빠른 주력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추세이다 보니 크로스는 마르셀로처럼 높은 지점에서 공을 주고받으면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선수가 없으면 패스 미스를 범하거나, 압박에 무너지는 성향이 있습니다. 본인의 동기 부여 문제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상대가 이제 크로스의 이런 약점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물론, 이런 크로스의 약점은 아무래도 지네딘 지단 감독이 공격진 개선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개선하리라 보기는 합니다만, 단기간에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최근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지단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받고 있는 부분도 아무래도 이런 문제점을 의식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풀백에 대한 이야기 이외에도 공격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쪽도 풀백 못잖게 매우 큰 문제라고 봅니다. 어쩌면 풀백보다 더 복잡한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왼쪽 측면에 뛰어야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뿐만 아니라 아자르도 포함되는데, 여기서 어떻게 롤을 분배하느냐가 최대 문제라고 봅니다.

 

제가 브라질 리그를 쭉 봤지만, 호드리구처럼 다양한 툴을 가진 선수가 오른쪽에서 뛰는 것은 정말 큰 재능 낭비라고 봅니다. 그런데 비니시우스도 오른쪽으로 가면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당히 제한될 뿐만 아니라 특유의 역동적인 플레이가 왼쪽에서만큼 많이 나오지를 않아요. 누군가는 결국 오른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 팀의 선수들 대부분이 왼쪽에서 장점이 발휘되는 선수라서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포그바의 이적설도 제기되는데, 포그바가 온다는 게 맞다면 왼쪽 측면 문제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되리라 봅니다. 그중에서도 수비력 문제가 아마 크지 않을까 싶네요.

 

좀 더 덧붙이자면, 왼쪽 측면에서 공수 역할은 스트라이커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적잖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아직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지라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누가 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여름 이적 시장이 지나간 이후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어쨌든 이 팀은 지난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만들어진 팀이고 그만큼 조합적인 측면이나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민감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왼쪽 측면에 대해서만 다뤘지만, 그만큼 이 팀이 조합적인 측면이 강한 팀답게 왼쪽 측면이 바뀌면 전체적인 부분에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왼쪽 측면이 이 팀의 핵심이었던 것만큼 이 왼쪽 측면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팀의 시스템이 돌아갔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보네요.

 

냉정하게 말해서 저는 우리 팀의 리빌딩이 아무리 짧아도 3~5년은 걸린다고 봅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팀의 핵심이었던 시스템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이를 고치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앞으로 이 팀에 누가 올지는 모르지만, 중원과 왼쪽 측면을 고치는 게 이 팀의 최대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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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jamin Ryu (skyfrozen123)

교토 애니메이션, 당신들 덕분에 정말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