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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로르 나바스와 골키퍼 단상. 마요
2019.01.11 11:44:27

아다치 미츠루의 H2라는 만화를 보면 포수라는 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러명이 경쟁할 수 있는 타 포지션과는 달리 1군의 주전포수라는 자리는 단 한자리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 힘겨움을 호소하는 장면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떻게 보면 빅클럽의 주전 골키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카를로 안첼로티의 전술노트라는 번역글에 보면 로테이션을 돌릴 수 없는 유일한 자리로 키퍼 자리를 언급합니다. 왜냐면 그 자리는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한 자리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키퍼를 번갈아 기용하는 팀은 없거든요.

 

저도 시즌초 공정한 경쟁이 주어지길 바란다고 했지만, 사실 쿠르트와의 영입으로 나바스의 후보로의 하락은 예정된 것이었다고 봅니다. 챔피언스리그의 주전 골키퍼가 프리미어리그의 비챔스권 골키퍼에 밀렸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합니다. 퍼포먼스도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카시야스-나바스로 이어지는 순발력? 중심의 키퍼들은 놀라운 선방을 보여주었지만 반면에 공중볼에 약점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순발력이 떨어지는 30대에 들어서부터는 페널티 에어리어에서의 커버 범위도 상당히 줄어들었지요. 그에 비해 쿠르트와는 크고 팔다리가 길어서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역사상 유명하고 실력이 좋았던 키퍼들이 비교적 장신이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쿠르트와로의 변경은 어찌보면 레알이 그동안 동경했던 거구(?) 키퍼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준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쿠르트와는 키큰 선수들이 가지는 단점인 낮게 깔리는 볼에 대한 반응은 조금 미흡한 느낌을 줄 때도 있지만, 올 시즌 레알에서 보이는 퍼포먼스가 썩 나쁘다고 볼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데헤아나 한 때의 노이어마냥 철벽 느낌을 주는 건 아니지만(오히려 쿠르트와의 아쉬움은 발밑이 약하다는 쪽이죠. 요즘처럼 팀이 전방압박에 흔들릴 때에는 더더욱).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팀의 부침에 쿠르트와의 책임이 많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놀라운 로열티를 보여주는 챔피언스 3연패의 공신이었던 주전 키퍼가 후보 자리에서 침울해하는 모습은 안타깝고 때론 착잡합니다. 쿠르트와의 부상으로 다시금 선발 키퍼가 되었지만, 아주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지 않는 이상 쿠르트와가 다시 주전으로 기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더라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선수의 기용은 대부분 감독의 전권이며, 그들은 또 그들만의 판단을 내리거든요. 나중에 결과적으로 좋다 나쁘다 판단은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선과 악으로 구분될 문제라 여겨지진 않습니다. 특별히 못난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도 아닌 레전드 카시야스가 그렇게 팀을 나가게 된 것도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듯이

 

그저 나바스가 본인에게 최우선인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게 이 구단을 떠나는 것이든, 남는 것이든 간에요. 수없이 많은 구설수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한 그에게 그 정도 선택이 주어지는 건 당연하다 여겨지니까요. 어떠한 선택을 하든 지지받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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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 (yangr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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