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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OUT이 망상이 아닐 수 있는 이유 vistart
2019.02.13 01:03:08

평소에 갖고 있던 여러가지 생각들이 밑의 온태님 글을 보면서 정리가 좀 되는것 같아 짤막하게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밑의 글에서는 망상이라고 했지만, 이야기를 읽어보며 어쩌면 크로스의 벤치행 혹은 결별은 필연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기도 했고요.



이야기를 하기 전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크로스는 세계제일의 원툴 플레이어다

토니가 처음 팀에 올때만 하더라도,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착각을 했었습니다.

14-15 시즌 22연승 무섭게 몰아치던 그 때, 팀 시스템의 핵심은 3선에서 2선까지 금세 치고 올라와서 위협적인 패스를 계속 뿌려대던 크로스였으니까요.

더군다나 바이에른에서 2선 플레이어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수비를 잘 해줬던 모습도 기억이 나기에, 더더욱 그런 착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건 베니테즈가 크로스를 2볼란치로 써서 크게 데여보고, 지단 감독이 하크모를 유지하려다 결국 크카모로 돌아서면서였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토니가 가지는 심각한 결점이 있는데

  1. 전진능력 부족
  2. 커버 범위가 압도적으로 부족, 피를로보다 더 부족

입니다.

이런 결점이 왜 14-15시즌에서는, 442의 포메이션이었는데도 잘 드러나지 않았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모드리치, 하메스, 마르셀로, 벤제마가 돌아가며 크로스의 패스 상대가 되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뮌헨에서 뮐러와 리베리가 해주던걸 4명이 동시에 해주니 크로스가 3선에서 2선의 위치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고, 높은 라인에서도 계속 공을 점유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2번의 경우, 무지막지한 커버 범위를 자랑하던 라모스-페페-카르바할이 버티고 있었고, 수비 방식도 전방압박을 극단적으로 포기하고, 철저하게 아군 진영에서 지키는 수비를 고수하여 혼자서 역습을 막는 상황 자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하메스가 사라졌고, 마르셀로와 벤제마는 늙었으며, 페페는 이제 없다는데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 시즌 40골씩 넣어주는 호날두의 스타일을 리베리처럼 바꿔서까지 크로스를 살려야 할 메리트는 없었고요. 팀에서 가장 검증되고 성능 좋은 무기를, 그 다음으로 좋은 무기를 살리기 위해 희생하는건 바보짓입니다.

그 딜레마를 임시방편으로나마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공격할때는 크로스가 홀딩으로, 수비할때는 크로스가 윗선으로 올라가는 카세미루 시프트죠. 지단 감독은 현실을 인정하고, 안첼로티 감독이나 로읍읍 감독처럼 크로스의 공격 능력을 보다 윗선까지 올려서 사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수비 상황에서는 카세미루의 커버를 얻고, 공격 시에는 좀 아쉽더라도 크로스가 3선에 머무르며 최소한 기점이 되는 패스까지는 보낼 수 있었지만, 스텝이 꼬이면 카세미루는 공격하다 삽질하고, 크로스는 수비를 못해서 포백이 적 공격수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축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애매하게 되어 버린거죠.

결국 토니의 장점은 역대에서 제일, 패스를 잘 받고, 제일 패스를 잘 보내주는 것 하나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를로와 같은 장점과 단점을 공유하면서도, 장단점이 더 극단적으로 갈리는 케이스였던 거죠.

토니의 문제를 해결해주면 뮌헨인건 꾸레건 다 패고 다닐만큼 강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쓰기에는 너무 까다로웠습니다.

1번 단점을 공유하는 알론소는 공을 토니처럼 효율적으로 처리하진 못했지만, 대신 이런 유형(레지스타)의 미드필더 치고는 굉장히 넓은 커버 범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비 기술이 좋고, 몸싸움 능력이 탁월했어요. 카세미루만큼은 아니더라도 외질 도움 없이 케디라만으로도 역습을 잘 차단해왔으니까요.

무링요 감독시절 옆에서 뛰던 케디라가 볼 소유권을 지켜내기 위한 안전한 선택지는 못되어 고생을 좀 했지만, 디마리아와 모드리치와 같이 뛰니 전진은 모드리치가 해주고, 디마리아가 왼쪽으로 가니 크로스에 돌파에 공격 옵션은 넘쳐나 어그로는 다 끌어주는데 미친 활동량으로 수비까지 같이 도와주니 편하게 축구했죠.

수비는 최고 전문가 1명이 한가지 역할을 맡는 것보다, 그보다 아주 조금 못한 2명이 같이 맡는게 더 효과가 좋으니까요. 그러니까 알론소도 좀 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고, 앞으로 전진하기 쉬운 환경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최고의 밸런스를 가진 중원은 디알모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크로스가 이제 이별하게 될 수도 있는 이유는, 이제 우리 팀의 상황이 장점을 살리기 보다는 단점을 부각시키기 더 좋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를로의 선례를 살펴보면, 중장거리 패스를 정확하게 꽂는 선수가 3선에 있을 수 있는 메리트는 

  1. 비교적 압박이 들어가기 힘든 지역에서도 공을 멀리 보낼 수 있으니 팀의 완성도가 올라간다.. 
        2. 중원에서 주도권을 쥐기 쉽다.. 

등등 있지만

  1. 한편으로는 역습 자원들을 전방에 배치해서 위협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있어요. 
어쨌든 그런 선수를 2선까지 오게 하면 맨유가 밀란한테 3-0으로 털리던 경기처럼 되기 쉬우니 압박을 안할 수는 없거든요. (물론, 일정 수준의 지공 능력이 담보로 되어야 합니다)

피를로를 막기 위해 라인을 올리다 카카에게 썰리던 03~06 세리에 팀들처럼,10~13 의 라리가 팀들도 알론소를 막으려다 호날두 디마리아 외질에게 털리는게 일상이었죠.

챔스에서 우리를 잘 잡았던 뮌헨이나 꾸레는 아비달과 람 등 빠른 풀백으로 호날두를 잘 제어하면서 알론소의 패스길을 다 막았고요.

  1. 우리 압박 전술은 안감독 이후로 계속 후퇴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1선들 수비가담은 죽어도 안하는걸로 유명하죠. 압박이 들어가기 수월합니다.

  2. 중원에서 주도권을 쥐며 크로스의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모드리치가 너무 늙었어요. 사실 지금 모습도 레전드로서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스퍼트라고 생각이 되네요.
    카세미루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는 최고의 수비능력을 가졌지만, 반면 공격 능력은 2선 선수들처럼 몰빵되어 있는 이상한 선수입니다.

    공격시 카세미루 자리에 요구되는건 위치를 어디에 잡고, 공을 얼마나 잘 받고 빨리 처리하는가이지, 박투박이나 2선선수들처럼 비집고 들어가고, 중거리 뻥뻥 때려대고, 날아오는 크로스 헤딩으로 꽂아넣는게 아니죠.

    크로스 서포팅을 해줄래야 해줄 수가 없는 선수에요. 케디라보다 더.

  3. 호날두는 떠났고, 가레스 베일은 이제 적폐를 넘어 일베 스레가라고 불리죠.바스케스는 예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중앙으로 비집고 들어갈만한 피지컬은 되지 않습니다.

    비니시우스가 혼자서 다 떠맡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보고, 이건 전성기 메시 OR  호날두가 와도 쉽진 않다고 보네요.


원툴 플레이어의 장점을 활용하기는 커녕, 단점만 발휘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습니다. 다른 선수들보다도 더, 단점이 부각되기 쉬운 환경이에요. 마르셀로 이야기는 온태님이 해주셨으니 제외하겠습니다. 과거 사무엘이나 칸나바로가 우리 팀에서 죽 쑤던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단순히 전술적인 선택을 떠나서, 스쿼드 자체가 점점 그런 방향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죠.

물론 크로스를 살릴 다른 방법이 생긴다면 이 글은 쓰레기 취급이 되겠죠. 대신 팀이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 팬 입장에서는 기쁠 것 같습니다.



갈락티코 다음으로 좋아하는 세대지만, 이제 이 세대의 끝이 보인다는걸 글을 쓰면서 더 체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어쨌든 팀 입장에서는 중원 개편이 제일 시급한 문제 같아요. 
벤제마가 1순위라고 생각을 했지만 비니시우스가 지금 페이스로 가준다면 조금 뒤의 문제로 유예가 되겠죠.

패스 타이밍은 잘 못 잡지만 훌륭한 전진능력과 패스 퀄리티를 보유한 포그바가 답이 될 수도 있고, 모드리치보다 전진은 좀 못해도 이 분야 탑 수준은 되면서 수비적인 능력이 훨씬 뛰어난 캉테가 들어오고 이스코를 좀 더 전진배치 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어쩌면 다양한 툴을 보유하면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에릭센이 키가 될 수도 있고요.

여기서 무장점 미드필더라고 욕을 하도 먹었지만 항상 꿋꿋하게 자기 일을 해준 선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준비해야 하는 이별이 많이 아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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