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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라울팦이 보는 호날두의 이적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 19:33:54

'조선라울팦'으로서 호날두의 이적에 대해 그냥 몇 마디 남겨볼까 합니다.


저는 남자기 때문에,

얼마 전에 이른바 '올드비'들을 비꼰 꽤 신선한 욕설(?)인,

'조선라울맘'이 될 수 없음을 알려드리며,

끄적거려 보겠습니다.


코멘에서 늙다리 짓을 가끔 하는데,

저는 마라도나 플레이를 생중계로 본 적 있는 올드비입니다.

(비록 94년 월드컵에서 약에 찌든 마라도나였지만)


94년 월드컵부터 축구라는 운동에 관심이 생겼고,

그 이후 아이야아아 스타 티비를 통해서 유럽축구를 주말마다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보았습니다.

그때 허연 옷 입은 애들이 자주 이기는 것 같았고,

그때부터 낮은 수준이었지만 레알 팬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

어느 날 호날두가 허연 옷을 입게 되었죠.


지난해 레매를 뜨겁게 달궜던 라호대전 때 호날두 지지파(?)들의 서러움 중에 하나가,

'호날두를 골 잘 넣는 용병으로만 취급한다'였죠.


사실 호날두 입단 초기엔 저도 그랬습니다.

이 팀에 승리를 가져오는 선수여서 싫거나 미운 건 없었지만,

알게 모르게 나오는 언행들 속에서,

뭔가 구단을 사랑하는 선수 같거나,

구단을 대표할 수 있는 선수 같다는 느낌이 덜 들어 보였습니다.

다수의 조선라울부모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테죠.


더군다나 올드비들은 좀 우아하고 유려한 플레이를 하는 이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전성기를 보내던 옆동네의 메시(사실은 세 얼간이+메시)에게 털리던 팀을 보며,

호날두에게 충분한 애정을 쏟진 않은 경우가 많았으리라 봅니다.


저 역시 호날두 입단 이후에도,

호날두를 칭찬하면서도 더 좋아하는 선수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13-14 시즌 안첼로티가 부임하고 나서부터,

예전보다 팀원들이 끈끈해진 것 같았는데,

그때부터 호날두도 에고가 강한 용병이란 느낌은 사라지고,

우리 선수! 내 새끼!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입단 초기에는 찬스에서 어이없는 슈팅을 날리면,

'아, 호날두, 완전 호난사네!'였던 것과 달리,

어느새 호날두만큼 그 찬스를 못 살린 것을 아쉬워 하는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고군분투했던 것들 때문에,

이미 마음 한 구석부터는 그랬지만,

애써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르겠군요.


항상 투쟁적으로 경기에 임하며 누구보다 열정을 불태우며 승리에 욕심을 냈던

호날두였습니다.

올드비들이 종종 쓰는 레알 마드리드의 정신인 '후아니토 정신'을,

호날두 입단 이후 라모스와 함께 가장 잘 보여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호동생'들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나름의 큰 애정을 가졌던 레알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거짓말 같이 떠나고 나니 참으로 서운하네요.


애초에 전 특정 선수보다 팀을 좋아하던 식으로 축구를 접했기 때문에,

이 구단이 크나 큰 오점을 남기지 않는 이상 별다른 동요 없이 응원하고 아낄 것입니다.


이번 호날두의 이적에 있어서도 별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과 곤두선 신경과 함께,

호날두의 이적 소식을 찾아 보았지만,

종국에는 그냥 그렇게 되었구나, 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별로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사람 인생이란 게 그렇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된 채로 시즌이 새로 시작되면,

이 팀도 호날두도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그 최선을 또 우리는 곧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다들 짧은 시간 동안 화끈하게 불타오르셨는데,

이제 좀 가라 앉히고 그 최선을 즐깁시다.



아마도 호날두가 팀을 떠난 이상 레알의 호날두처럼 응원하고 지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 팀 외의 다른 어떤 선수들보다는 응원하고 있겠죠.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그리울 때가 또 오겠죠.

지금 호날두가 있었더라면 하고 말이죠.


그리고 5년 뒤 10년 뒤 이 팀의 축구를 보면서,

'뉴비'들에게 '너네 호날두의 레알을 본 적은 있냐?'면서,

꼰대질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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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축이석호선생 (punki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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