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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지단, 그리고 호날두.  뵨쟈마
2018.01.10 01:22:15
안녕하세요, 새옹쟈마 뵨쟈마입니다.

겨울 휴식기가 지나고, 돌아온 리가에서 또 승점을 잃었네요.

후..

어째서?
불과 반년 전에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던 팀의 경기력이 이다지도 망가졌나.

또 어째서?
지단은 이토록 보수적인 태도를 관철시키며, 누가 봐도 변화가 필요한 타이밍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유지할까.

여러 가지로 많이 답답한 레알입니다.



1. 동기 부여.

지난 시즌 레알은 축구 역사상 전인미답의 경지를 밟았습니다. 뭐 트레블이 힘드냐 2연패가 힘드냐 논의도 나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챔스 2연패 달성의 난이도는 트레블에 비할 바가 아니라 생각이 듭니다.

지난 시즌 오랜만에 정말 (성적이) 강력했던 레알조차도 코파에서 다소 어이없이 탈락했을 정도로 트레블 달성이 어려운 것은, 스쿼드 운용에 있어 더 많은 부분(전술 운용은 결국 가용 자원들의 역량을 조합해야 하는 것이기에)을 신경써야 했음에 그 핵심이 있지 않을까 해요. 지단은 그 퀘스트에 실패했어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빅클럽 운영 경험이 초짜라서, 그리고 전술가로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의 감독이어서.

챔스 2연패의 경우는 뭐.. “역사상” 아무도 밟아보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가타부타 부연설명은 필요없을 거 같네요.
만약 지단이 지독한 운장이어서 달성할 수 있었던 거라면, 지단의 운은 그냥 능력이라 봐도 될 정도겠죠. 왜냐하면, 다시 말하지만 아무도 못해냈기 때문입니다.

최근 지단에 대한 원성이 이젠 슬슬 그냥 꼴보기 싫으니까 이것저것 모든게 다 지단 때문이야- 라는 분위기가 조금은 있는 거 같은데..
올 시즌 레알의 선수단은, 전인미답의 경지를 밟은 그 다음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돼요.

유럽 최고의 클럽이라는 챔스 우승을 달성한 유수의 명문클럽들이 예외없이 타이틀 방어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하물며 역사상 최초라니!

선수단의 어깨에 뽕이 들어가는 건 인지상정 당연한 일인 것이고, 그 “정도” 또한 축구 역사상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강도일 거라 생각해요.

쉽게 말해 하인케스든 퍼거슨이든 펩이든, 그 어떤 대단한 전술가라 해도 역사상 최초의 챔스 2연패를 달성한 그 다음 시즌에 선수단을 백퍼 컨트롤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거에요.
그걸 이제 1부 감독된 지 3년차인 초짜가 겪어보고 있는 거구요.

여기다 우리는 팀 주축인 호날두 모드리치 벤제마가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 또한 기억해야만 합니다.


2. 선수단 컨트롤.

1번에서 이어지는 얘기입니다. 선수단의 동기부여가 안되는 게 정말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그럼에도 감독이라면 이를 통제해 내야만 합니다.

빅클럽의 수장이라면 이는 응당, 어떻게든 해내야만 하는 거에요. 윽박을 지르든, 소주 한잔 맥여가며 개인적으로 타이르든, 말그대로 어떻게든 장악을 해야 합니다.

주장단을 비롯해 개인 커리어 상 이룰 거 다 이룬 일부 선수들의 폼이 이 정도로 아니다 싶으면, 그건 그냥 해태인 거에요.
매너리즘, 즉 본인이 낼 수 있는 한계점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당장 엘클 때도, 다음 셀타전에서도.. 우승 경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3점이었는데도, 마지막까지 혼을 다해 뛰었던 선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꼭 몇년 전처럼 다리 쥐나서 쓰러지지 않더라도, 모든 걸 걸고 피 토할 것처럼 뛰면 보는 팬들에게도 다 전해지기 마련이지요.


지단 자신이 얼마나 악당이 되더라도, 혹은 선수들에게 얼마나 재수없고 참 짜증나는 직장 상사가 되더라도, 선수들이 정신을 차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만 하고 또 이를 실천해 팀 전체의 분위기를 다잡아야만 합니다.

프로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적극적인 액션을 취해야 해요.
우린 몹시 화가 났다구! 정도로는 선수들의 진심어린 동기 부여를 끌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다른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전 일단 그렇게 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지단의 거취는 올 시즌 무관에 그칠 시 경질이 맞지 않나 싶어요.

알제으리니 복붙 전술이니 이런 이야기에 저는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팀을 통제 못하는 감독은, (특히나 빅클럽의) 감독으로서 그 소양이 부족한 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 다만, 단기간에 클럽 역사상 역대급의 성적을 달성해 냈다는 실적을 참작해서- 더블 러너업 이상 달성 시, 즉 세개 대회 중 두개 이상의 대회에서 동시 준우승을 만약 달성한다면 무관이라도 한 시즌 더 유임을 시켜봐도 될 거 같다고는 생각합니다.


3. 호날두 이야기.

조금은 급진적이고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먼저 저는 현재 레알의 모든 축구 내적 애로사항의 근본 원인들 중 하나는 호날두라고 생각해요.
카세미루를 올리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호날두 때문이라 생각하구요. 정확히는, 지난 시즌 부터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한 기복있는 폼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날두 로테를 돌리기 시작했던 시기가, 얼추 카세미루가 무리한 전방 가출을 하기 시작하던 때와 비슷해요. 로테를 통한 체력 안배가 성공을 거두면서, 카세미루의 가출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되었었지만..
날이 갈수록 날두의 핏이 떨어져 가고 있는 건 명백하고, 이와 함께 날이 갈수록 카세미루의 답없는 외출의 정도가 심각해져 가고 있는 것 또한 맞다고 봐요.
(지금 알콜 때문에 기억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또 축구전술론에 대한 시각도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3번 호날두 항목에 적은 내용은 다 허튼 소리로 치부될 확률도 큽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를 안쓸 순 없지요. 울며 겨자먹기로.. 마찬가지로 카세미루 또한 그런 롤을 부여받을 수 밖에 없다고 봐요. 안 그래도 할일 많은 늙은 모들이가 역동적으로 올라가서 날두의 죽은 오프더볼 뒤치닥거릴 하겠나요, 원래 발이 느린 크로스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겠나요. 여기에다 벤제마의 속도 또한 무쟈게 느려졌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오프더볼이란 것은, 1시야 2순속 3시뮬레이션의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제대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호날두는 2번이 확연히 죽어버렸고, 그렇기에 자신이 낼 수 있는 순속의 정도를 기준으로 들어갈 타이밍을 잡는 시뮬레이션 과정 자체에 오류가 생겨버렸어요.

온더볼을 버리고 오프더볼에 올인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가를 이렇게 지불하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 불과 얼마 전까지 세계 최고의 선수였는데, 이젠 정말 리가 중하위권 급 공격수의 스탯을 보여주고 있으니..

참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호날두에 대해 딱히 좋은 감정도 싫은 감정도 없지만.. 수많은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클럽 레전드의 노쇠화를 보는 심경이 참 착잡하네요.


핏 관리를 통해 후반기 살아나는 정도와 챔스에서의 최종 클럽성적을 같이 고려해서, 최악의 경우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방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때가 온 거 같습니다.

세대교체가 정말 힘든 게, 이렇게 기복이 생기고 한방에 대한 믿음, 클래스에 대한 믿음에 그 위험성이 있는 거라.. 지난 시즌 후반캐리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앞으로 갈수록 하향세만이 남았다는 걸 받아들이고ㅜ
스쿼드 전체에서 호날두가 가진 비중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더욱, 눈물을 머금고 보내주는게 더 빠른 클럽의 새판을 위한 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인간미 없으니까 쏠쏠한 자원들 데려와서 날두는 벤치에 앉히고 레전드로서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도록 클럽 제반 사정이 잘 풀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테구요.



암튼 뭐.. 이래저래 안팎으로 시끄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저도 문득 든 생각들 한번 써 봤습니다.

그밖에 구체적인 향후 스쿼드 운영방침이나, 여름에 영입을 생각해 볼만한 재밌는 친구들 이야기, 또 요망한 팬심이라는 것 등등 얘깃거리는 많겠지만 오늘은 너무 추우니까 이만 줄이겠습니다요.

요즘 너무 추운데 레매분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후반기의 레알에게는 한줄기 빛이 비춰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해 봅니다.




(+) 적고 보니, 서두에 언급한 지단은 어째서 이토록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나- 에 대한 얘길 못했네요.
이쪽에 대한 논의들도 재밌는 논점들이 많이 있을텐데.. 역시 피곤하니까 오늘은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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